요즘 반도체 뉴스를 보면 HBM이라는 단어는 익숙해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HBF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손을 잡았다는 기사도 나오고, 삼성전자도 이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도대체 HBF가 뭐길래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줄을 서는 걸까요?
오늘은 카이스트 김정호 교수의 분석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샌디스크의 HBF 전략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차근차근 풀어드릴게요. 다 읽고 나면 왜 엔비디아조차 이 판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지 감이 오실 거예요.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HBM과 HBF의 차이 — 식당 비유로 한 번에 이해하기
-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손잡은 진짜 속내
- 삼성전자의 HBF 전략, 한 발 다를 수도 있는 이유
- AI 메모리 ‘가두리 전략’이 만든 30년 청사진
- 엔비디아·구글·AMD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
- 그로크(Groq)·CXL은 진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자주 묻는 질문 (FAQ)
1. HBM과 HBF, 도대체 뭐가 다를까?
먼저 이름부터 풀어볼게요.
- HBM = 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 HBF = High Bandwidth Flash (고대역폭 플래시)
이름만 보면 그냥 ‘M’이 ‘F’로 바뀐 것 같지만, 사실은 역할이 완전히 다른 친구들이에요.
AI라는 식당이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 HBM은 주방 카운터 옆에 있는 작은 냉장고예요. 손이 바로 닿아서 엄청 빠르지만, 들어가는 양이 적습니다.
• HBF는 식당 뒤편의 대형 창고형 냉장고예요. 가지러 가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10배 이상을 쌓아둘 수 있어요.
AI가 똑똑해질수록 ‘미리 봐둬야 하는 정보(=재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작은 냉장고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그래서 큰 창고가 함께 필요해진 거죠.
왜 큰 창고가 필요해졌을까요? AI가 답을 내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면 고양이라고 답한다” 정도였지만, 요즘 AI는 내 여행 기록, 내 취향, 최신 뉴스까지 모두 참고해서 맞춤형 답을 줍니다. 참고할 정보가 많아질수록 메모리 용량은 폭발적으로 필요해지죠.
이 ‘참고할 정보 저장소’를 업계에서는 KV 캐시(Key-Value Cache)라고 부릅니다. 지금 당장 쓰는 KV 캐시(액티브)와 잠시 잠재워둔 KV 캐시(슬립)가 있는데, 잠자는 KV 캐시를 보관할 큰 창고가 바로 HBF의 자리예요.
2.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손잡은 진짜 이유
2025년, SK하이닉스와 미국 낸드플래시 강자 샌디스크(SanDisk)가 HBF 표준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왜 굳이 둘이 묶였을까요?
이유는 간단해요. HBF를 살 사람들이 ‘한 회사만 공급’하는 걸 무서워하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분야 세계 1위지만, 낸드플래시 기술 자체는 샌디스크·키옥시아 계열이 오랜 강자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 적층 기술 + 샌디스크의 낸드 기술이 만나면, “두 회사가 같은 규격으로 만들어주니 안심하고 쓰세요”라는 메시지를 큰손들에게 줄 수 있어요.
여기에 카이스트 김정호 교수 연구실이 중립 심판 역할로 들어갑니다. 정기 미팅, 기술 세미나, AI 워크로드 분석을 통해 “AI는 앞으로 이렇게 갈 거니까, 메모리는 이런 구조여야 한다”라는 청사진을 내려보내고, 기업들은 그 방향에 맞춰 제품을 만드는 구조죠.
3. 삼성전자의 HBF 전략은 한 발 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도 진지하게 들어옵니다. 다만 약간 다른 색깔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요.
핵심은 베이스 다이(Base Die)입니다. HBM·HBF는 메모리 칩을 위로 차곡차곡 쌓는 구조인데, 가장 아래에 깔리는 ‘받침대 칩’을 베이스 다이라고 해요. 이 베이스 다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성능을 좌우합니다.
| 항목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
| 강점 | HBM 양산 경험, TSMC와의 파운드리 협력 | 베이스 다이 자체 제작, 메모리+파운드리 통합 |
| HBF 접근 |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 | 독자 기술로 다른 형태 HBF 모색 |
| 핵심 차별화 | 메모리 컨트롤러 노하우 | 베이스 다이 설계 경험 |
참고로 엔비디아의 황 회장이 최근 인수한 AI 칩 회사 그로크(Groq)는 파운드리를 삼성에 맡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파운드리 베이스다이 분석 글에서 다뤘는데, 결론만 말하면 엔비디아가 어디로 향하든 삼성전자와 연결되는 지점이 반드시 생기는 구조라는 이야기예요.
4. AI 메모리 ‘가두리 전략’이 만든 30년 청사진
김정호 교수는 이 전체 그림을 ‘가두리 양식 전략’이라고 표현합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바다에 그물망을 둘러서 물고기들이 그 안에서만 자라게 만드는 양식법이에요. 물고기 입장에서는 그 그물 안이 사실상 ‘전 세계’가 됩니다.
반도체 시장에서 그물 = HBM 표준이고, 엔비디아·구글·AMD·오픈AI 같은 큰손들이 가둬진 물고기인 셈이죠. 거기에 HBF라는 두 번째 그물을 한 번 더 쳐서,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게 만든다 — 이게 한국 메모리 회사들의 전략입니다.
이 전략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도 공개되어 있어요.
- 📈 HBM 로드맵: HBM 8까지 (세대별 차이는 별도 글에서 정리해뒀어요)
- 📈 HBF 로드맵: HBF 5까지
- 📅 기간: 향후 약 20년
- 💰 목표: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합산 순이익 1,000조 원 달성
2026년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것도 이 가두리가 본격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양사의 점유율 변화와 강점 비교는 SK하이닉스 vs 삼성전자 HBM 비교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왜 가격이 이렇게 비싼데도 충분히 안 만드는가?’입니다. 김정호 교수는 명품 매장 비유를 듭니다. 손님이 없어도 일부러 줄을 세우고, 번호표를 받게 하고, 사전 예약 위주로 받으면 가격이 떨어지지 않죠. 메모리 회사들도 과거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일부러 ‘줄 세우기 모드‘를 가동 중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3년짜리 장기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어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장기계약 구조를 따로 정리해뒀으니 함께 보시면 그림이 잡힙니다.
5. 엔비디아·구글·AMD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
큰손들도 이 가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죠.
| 회사 | 탈출 시도 | 한계 |
|---|---|---|
| 구글 | 데이터 압축(퀀타이제이션) 기술로 메모리 의존도 낮추기 | 압축에도 한계, 결국 메모리는 더 필요 |
| 엔비디아 | SRAM 기반 칩(Groq) 인수해 HBM 의존 줄이기 | SRAM은 칩 면적 70%를 차지할 만큼 비싸고, 큰 용량 확보 어려움 |
| 삼성·CXL 진영 | CXL(차세대 메모리 인터커넥트)로 확장 | 표준 정립 단계, 단기간 HBM 대체는 불가 |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AI가 답을 내는 핵심 알고리즘인 ‘어텐션(Attention)’이 메모리를 끝없이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어텐션은 쉽게 말해 “지금 묻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어떤 정보를 봐야 할지 가중치를 계산하는 방식”인데, 이 가중치 테이블 자체가 거대한 메모리 행렬이에요.
김정호 교수가 카이스트에서 HBM·HBF 로드맵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도 일종의 ‘심리전’입니다. “이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그림을 먼저 그려놓으면, 빅테크들도 그 안에서 사고하게 되거든요. 일종의 락인(Lock-in) 효과이자, 표준 선점이죠.
6. 투자자·일반 독자가 기억하면 좋은 3가지
이 글이 길었으니 한 줄로 압축해드릴게요.
- HBM은 이미 가두리, HBF는 이중 가두리 — 한국 메모리 양사가 향후 20년 표준을 쥐고 갑니다.
-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의도된 줄 세우기 — 과거 트라우마 학습 + 사전 계약 위주 운영.
- 엔비디아·구글의 ‘탈출 시도’는 결국 한국 반도체와 다시 만난다 — Groq 파운드리도 결국 삼성.
30년 뒤 한국 반도체가 어디까지 와 있을지, 그리고 그 시간을 메모리 양사가 어떻게 재투자할지 — 앞으로 가장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산업이 바로 이 분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HBF는 언제 실제 제품으로 나오나요?
현재(2026년 기준) 양산 단계가 아닌 표준화·시제품 단계입니다.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표준화 협력을 발표한 상황이며, 본격적인 시장 공급은 향후 2~3년 내로 예상됩니다. 다만 KV 캐시 용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어요.
Q. HBF가 나오면 HBM은 안 쓰이나요?
아니에요. 둘은 경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에요. HBM은 ‘지금 당장 빠르게 써야 하는 데이터’를, HBF는 ‘잠시 잠재워둔 대용량 데이터’를 담당합니다. GPU 입장에서는 둘이 마치 한 메모리처럼 보이도록 소프트웨어로 처리됩니다.
Q. 낸드플래시랑 HBF는 뭐가 다른가요?
HBF는 낸드플래시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HBM처럼 고대역폭으로 적층해 GPU 옆에 바짝 붙여 쓸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형태입니다. 기존 SSD용 낸드보다 훨씬 빠르고, GPU와 직결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갖습니다.
Q. 그로크(Groq) 같은 SRAM 칩이 HBF를 대체할 수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어렵습니다. SRAM은 속도는 빠르지만 칩 면적의 7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밀도가 낮고, 가격도 매우 비쌉니다. 256개 이상 묶어야 의미 있는 용량이 되기 때문에 일반 AI 데이터센터에서 메모리 전체를 대체하기엔 비효율적이에요.
Q. 일반 투자자는 이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메모리 사이클 = 호황·불황 반복”이라는 과거 공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세요. HBM 이후 HBF, 그다음 HBM 5·6·7·8까지 약 20년의 로드맵이 이미 공개되어 있고, 장기 계약 중심 운영으로 가격 변동성이 줄어드는 흐름입니다. 다만 어떤 산업이든 변수는 있으니 특정 종목 추천이나 확정 수익 기대는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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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들이 이 주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본 글은 카이스트 김정호 교수의 공개 강연·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